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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걸었다

2019년 1월7일 월요일, 딸아이가 드디어 걸음마를 시작했다.

지난 주부터 아무것도 잡지 않고도 스스로 꽤 오랫동안 서있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7일) 큰애가 춤을 추는 것을 보던 둘째가 냅다 두 세 걸음정도 걸었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무너지듯, 넘어지듯 몇 발짝을 띄워냈다. 남편과 나는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른 탓인지 아이는 깜짝 놀라 울먹거렸다.

큰애는 돌이 지나고 13개월이 되어 겨우 걸었는데 둘째는11개월에 걷기 시작했다. 눈치도 훨씬 빠르다. 아직 한 살이 채 안 되었지만 내가 무표정이거나 화가 난 걸 보면 그 귀여운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웃음을 지어준다. 딸아이가 씽긋 웃어주면 나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도 버터처럼 녹아내려 무장해제가 된다.
큰애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손이 덜 가고 수월하게 키우고 있다. 큰애는 이유식을 끝낼 때까지 모두 집에서 ‘최고의 식자재’로 만들었지만 작은애는 이유식도 거의 만들지 않고 시판용을 먹였고 곧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가뿐히 넘어가버렸다. (심지어 8개월에 감자튀김을 먹었다) 장난감은 큰애의 레고나 기차, 자동차 등으로 떼웠다(큰애를 키워보니 아기들은 장난감이 그리 필요없다는 걸 알았다). 생각해보니 큰애는 한 살이 되기 전에 사진관에도 자주 데려가 백일, 어린이날, 돌사진을 찍었는데 둘째는 아직 사진관 문턱에도 가본적이 없다. (물론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이벤트를 위한 사진관이라는 게 거의 없는 것도 큰 이유겠지만) 그리고 큰애는 한 살이 되기 전부터 아기 수영 교실과 이야기 교실에 데리고 다니는 등 ‘내 체력이 허락하는 한’ 여기저기 전철로, 버스로라도 데리고 다녔다. 그런 전력이 있기에 작은애를 큰애보다 정성 들이지 않고 키우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에 걸리는 게 있다. 변명이지만 몸이 더 ‘노쇠’해지니 기력이 따라오질 못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애 못지않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은 큰애만큼, 어쩌면 큰애 이상으로 딸아이에게 뽀뽀를 하고 있고 껴안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딸아이의 얼굴만 봐도 내 입은 침이(?) 흐르고 뽀뽀를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두번째이다보니 여유와 지식도 생겼고 마지막 아기라 생각하니 더 애뜻하다. 출산을 했는데도 딸아이는 24시간 매일 내 가슴이나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젖도 시시때때로 원할 때 얼마나 빠는지 젖이 인절미 마냥 주욱 늘어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애를 업고도 젖을 어깨너머로 걸쳐서 먹일 수 있을 정도다.(내 가슴 돌려도~~)
하지만 딸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요 사랑스런 딸레미가 걷는다. 그러다 금방 뛰어다니겠지. 아이들이 어서 크기를 바라면서도 훌쩍 커가는 모습에 아쉬워하는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