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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 분

전에는 그랬다. 뭘 하려면 날을 잡아야 하고 책상에 똑바로 앉아야 하고 재료나 구색을 다 갖춰야 하는 등 내가 원하는 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할 맛이 안 났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모든 것이 아이들을 위주로 돌아간다. 계획, 준비는 커녕 임기응변으로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심지어 아이를 안고 큰 일도 잘 보고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다른 손으로 요리 청소 빨래널기까지, 마치 샴 쌍둥이처럼 아이와 같이 생활 하나 하나를 같이 한다.
그러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은 없다. 아니 없었다. 밥하고 먹고 씻고 청소하고 애 돌보고 같이 자고, 그리고 무한 반복.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그냥 생각을 멈춰버렸다. 그냥 생각하기를 포기한 것처럼 짐승같이 살았다. 하지만 사랑니 구석에 끼인 시금치 나물 마냥 왠지 찝찝하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은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이제는 하루에 10 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드리라.
이빨에 끼인 시금치 나물로 충치가 되기 전에, 내 생각을 잃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