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나를 알아가는 길

아이를 낳고 생각의 끈을 놓아버렸고 또 아이를 낳고 감정 여과를 멈춰버렸다.화가 나면 버럭버럭 폭발하고 우울하면 엉엉 소리내어 울고 그야말로 나도 아이처럼 감정의 억제 불능인 채로 살았다.
특히 둘째 아이가 생겼을 때 계획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시댁으로 이사해야 하는 일 등 여러가지가 겹쳐서 첫째에게 막 대했다. 지금도 엄마가 아니라 악마같던 내 모습이 떠올라 숨이 막힐 듯 하다. 미안하다, 언아, 정말 미안해.

나이와 상관없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불혹을 넘기고도 나를 잘 모르는 내 자신이 참 한심하고 난감하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와서 어떻게 찾으라고?
그렇지만 세상에는 이런 질문을 아예 생각치도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알고 싶다. 나를 알아서 나 자신을 해할 수 없도록, 내 자신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고 싶다. 그리고 남편과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변덕스럽지 않는, 사랑한다 했다가 들쑥날쑥 화 냈다가 하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주고 싶다.

아주 멀고 험한 길이겠지만 나를 알아가는 길에 한 발을 내딛었다.